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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 천로역정 > - 존번연 - "좁은문"(9)

by soso한 행복^^ 2023. 12. 5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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얼마후 크리스천은 좁은 문에 도착했다.

문 위에는 “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”라고 쓰여 있었다.

크리스천은 두세 번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.

“제가 지금 이곳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까?
제가 비록 거역해서 자격이 없지만, 저에게 긍휼을 베풀어 문을 열어 주신다면 높은 곳에 계신 주님께 영원한 찬양를 드리겠습니다”

마침내 “호의”라는 이름의 진실한 사람이 다가와 크리스천이 누구며, 어디서 왔으며,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다.

크리스천 : “나는 죄 짐을 지고 온 불쌍한 죄인입니다.
다가올 진노를 피해 구원받으려고 멸망의 도시로부터 나와 시온 산으로 가고 있는 중입니다. 그곳으로 가려면 이 문을 지나야 한다고 들었습니다. 나를 받아 주실 수 있는지요?”

호의 : “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다”

크리스천이 좁은 문 안으로 발을 들여놓자, 문지기는 갑자기 크리스천을 와락 끌어당겼다.

크리스천 : “왜 이러십니까?”

호의 : “이 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견고한 성 하나가 있는데, 그 성의 주인은 바알세불입니다. 바알세불과 함께 있는 자들이 좁은 문 앞에 도착한 자들을 향해 화살을 쏘아 댑니다. 문 안에 들어오기 전에 화살을 맞으면 죽을 수 있습니다”

크리스천 : “기쁘고도 두렵네요”

호의 : “누가 당신에게 이곳으로 가라고 알려주었습니까?”

크리스천 : “전도자라는 분이 이곳으로 가서 문을 두드리라고 했습니다.
또 그분이 선생님께서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가르쳐 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”


호의 : “당신 앞에 문이 열려 있고, 누구도 그것을 닫을 수 없습니다”

크리스천 : “지금부터는 위험을 무릎쓰고 온 결과에 대한 보상을 받기 시작하는 거군요”

호의 : “그런데 어째서 당신 혼자 오셨습니까?”

크리스천 : “내 이웃들 가운데는 아무도 내가 위험을 본 것같이 자기의 위험을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”

호의 : “당신이 이곳에 온 것을 아는 사람이 있습니까?”

크리스천 : “내 아내와 자식들이 가장 먼저 보았고, 내게 돌아오라고 소리쳤습니다. 또 몇몇 이웃 사람들도 돌아오라고 부르짖었습니다. 그러나 나는 손가락으로 귀를 막고 계속 길을 달렸습니다”

호의 : “그들 중 당신을 쫓아와서 되돌아가자고 설득한 사람은 없었나요?”

크리스천 : “있었죠. 고집쟁이와 변덕쟁이라는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.
그들은 나를 설득할 수 없음을 알았고, 고집쟁이는 내게 욕을 하고 돌아갔고, 변덕쟁이는 한동안 저를 따라왔습니다”

호의 : “변덕쟁이는 왜 끝까지 따라오지 않았습니까?”

크리스천 : “절망의 수렁에 이르기까지는 둘이 함께 왔죠. 그런데 갑자기 절망의 수렁에 빠지자 변덕쟁이는 실망해서 더 이상 모험을 하지 않겠다며 자기 집쪽으로 수렁을 빠져 나가 ‘영광의 나라는 혼자서나 차지하라’며 자기 길을 갔습니다
결국 그는 고집쟁이의 뒤를 따라간 것이고, 나는 혼자서 여기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”

호의 : “참 불쌍한 사람들이군요!
천성의 영광을, 그것을 얻기 위해 필요한 몇가지 난관을 겪기 싫어 포기할 만큼 가치없고 사소하게 여긴 것 아닙니까?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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