천로역정, 시험들

나는 꿈속에서 그 남자가 뛰기 시작하는 것을 보았다
그 남자의 아내와 아이들이 그를 향해 돌아오라고 울부짖기 시작했다.

그 남자는 손가락으로 귀를 틀어막고 “생명, 생명, 영원한 생명!”이라고 소리치면서  평원 한가운데를 향해 달렸다.

이웃 사람들도 그 남자가 달려가는 것을 보고 어떤 이들은 조롱했고, 다른 이들은 위협했으며, 돌아오라고 소리치는 사람도 있었다.

그들 가운데 두 사람이 그 남자를 힘으로 붙잡아 오기로 작심했다.

한 사람의 이름은 고집쟁이고, 다른 사람의 이름은 변덕쟁이였다.

얼마 안되어 두 사람은 그 남자를 붙잡았다.

그 남자의 이름은 크리스천이었다.

크리스천 : “나는 절대 돌아갈 수 없소. 내가 태어나고 당신들이 거주하는 곳은 멸망의 도시입니다. 머지않아 당신들은 그곳에서 죽을 것이며, 불과 유황이 타오르고 무덤보다 낮은 곳으로 떨어질 것입니다. 사랑하는 이웃이여, 내 말을 듣고 나와 함께 갑시다”

고집쟁이 : “친구들과 좋아하는 것들을 버리고 떠나라고요?”

크리스천 : “당신이 버려야 할 모든 것은 내가 찾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이 가치 없는 것들입니다. 당신이 나와 함께 간다면 당신도 내가 찾는 것을 똑같이 가질 수 있습니다. 그곳은 풍족해서 함께 나눌 수 있기 때문입니다. 함께 갑시다. 가서 내 말을 시험해보시오”

고집쟁이 : “당신이 세상 모든 것을 버리고 찾으려는 것이 무엇이요?”

크리스천 : “ 나는 썩지 않고 더러워지지도 시들지도 않는 기업을 찾고 있는데, 그것은 하늘나라에 안전하게 쌓여 있으며, 정한 시기가 오면 부지런히 찾는 자들에게 주어질 것입니다. 원한다면 이 책을 읽어 보시오”

고집쟁이 : “쳇! 집어치우시오. 우리와 돌아가겠소, 안가겠소?”

크리스천 : “나는 안돌아갑니다. 나는 이미 손에 쟁기를 잡았으니까요”

고집쟁이 : “변덕쟁이씨, 저 사람은 버려두고 우리만 돌아갑시다. 이런 미친 허풍장이들은 이치에 맞게 충고해주는 일곱사람보다 자기가 더 지혜롭다고 생각합니다”

변덕쟁이 : “욕하지 말아요. 만일 크리스천이 말한 것이 진실이라면 그가 찾고 있는 것이 우리의 것보다 훌륭하지 않소? 나는 크리스천을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군요”

고집쟁이 : “뭐라고? 이 멍청한 사람! 나는 돌아가겠소. 이렇게 머리가 이상한 사람이 당신을 어떻게 인도하겠소? 제발 현명하게 생각하고 돌아갑시다”

크리스천 : “변덕쟁이씨, 나와 함께 갑시다. 거기 가면 내가 말한 것 외에도 많은 영광스러운 것들이 있습니다. 내 말을 믿지 못하겠거든 이 책을 읽어보시오
그 안에 있는 진리들은 그분의 피로 확증되었습니다”

변덕쟁이 : “그래요. 나는 이 선한 사람과 함께 가렵니다. 내 운명을 그와 함께 하겠어요. 그런데 선한 친구여, 당신은 원하는 장소에 이르는 길을 알고 있습니까?”

크리스천 : “전도자라는 분의 안내를 받았는데, 그분은 우리 앞에 있는 좁은 문을 향해 빨리 가라고 했습니다. 거기에 가면 앞길에 대한 안내를 받을 것입니다”

변덕쟁이 : “그럼 선한 이웃 양반, 어서 갑시다”

고집쟁이 :“나는 집으로 돌아갈 것이오. 이렇게 공상에 미혹된 자들과 친구가 될 수 없소”

크리스천과 변덕쟁이는 함께 길을 가기 시작했다.